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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 2026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대구시향 & 2026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스코틀랜드 바다에서 이탈리아까지…멘델스존과 ‘그랜드 투어’
  • 입력 : 2026. 09.29(화) 14:44
  • 안상돈 기자
대구시향 제529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뉴스통 안상돈 기자]대구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0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529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지역을 넘어 국내 대표 클래식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한 ‘2026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멘델스존의 '헤브리디스'와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로 스코틀랜드와 이탈리아의 서로 다른 풍경을 음악으로 그려낸다. 여기에 평소 독주 협연으로 만나기 어려운 유포니움을 위한 요한 데 메이의 'UFO(유에프오) 협주곡'을 더해, 익숙함과 낯선 매력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음악 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르메니아의 거장’ 지휘자 에두아르드 톱찬
이번 무대의 수장은 아르메니아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에두아르드 톱찬이다. 예레반 국립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뒤 지휘자로 전향한 그는 게오르그 솔티,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음악적 역량을 다졌다. 유럽 전역에서 700여 회의 무대를 이끌며 뉴욕 카네기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등 세계 최고 극장에서 호평받았으며, 플라시도 도밍고, 미샤 마이스키 등 최정상 연주자들이 신뢰하는 지휘자다. 통찰이 깃든 해석과 특유의 카리스마를 지닌 톱찬은 이번 무대에서 대구시향과 호흡을 맞추며 단원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자극과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음악으로 그린 최고의 바다 풍경화 '헤브리디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곡은 멘델스존의 '헤브리디스'다. ‘핑갈의 동굴 서곡’으로도 유명한 이 곡은, 스무 살의 멘델스존이 견문을 넓히러 떠난 ‘그랜드 투어’ 중 스코틀랜드 바다에서 마주한 거대한 침식 동굴의 압도적 풍광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비올라와 첼로의 낮은 음형이 밀려오는 파도를 묘사하면 이내 거대한 소용돌이로 확장되고, 첼로와 바순이 바다 위로 쏟아지는 햇살 같은 유려한 선율을 연주한다. 브람스가 “내 모든 곡과 이 한 곡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극찬했을 만큼 고전적 형식 위에 낭만주의적 회화의 색채를 더한 한 편의 풍경화 같은 명곡이다.

남국의 눈부신 태양, 환희로 가득 찬 이탈리아의 정취
휴식 후 2부에서는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가 대미를 장식한다. 1부의 '헤브리디스'가 스코틀랜드의 어둡고 장엄한 바다를 그렸다면, 이 곡은 같은 ‘그랜드 투어’의 다음 목적지, 이탈리아에서 스물한 살의 멘델스존이 마주한 남유럽의 태양과 화사한 풍경을 담고 있다. 시작과 동시에 바이올린이 비상하듯 폭발적인 장조의 주제를 연주하는 1악장, 순례자의 노래 같은 애수 어린 2악장, 우아하고 낭만적인 3악장을 거쳐, 마지막 4악장에서는 로마의 전통 춤곡인 ‘살타렐로’ 리듬이 광란에 가깝게 휘몰아치며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화려한 막을 내린다. 천재이자 완벽주의자였던 멘델스존이 끊임없이 수정하느라 평생 출판을 허락하지 않았을 만큼 지독한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이다.

몽환적 우주로의 초대, 요한 데 메이의 유포니움 협주곡
한편, 이날 관객들의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무대는 요한 데 메이의 'UFO 협주곡'이다. 유포니움의 애칭인 ‘유포(Eupho)’에서 이름을 딴 이 곡은 언어 유희적 제목이지만, 역설적으로 곡 전체를 관통하는 오묘한 ‘가믈란 화음’은 청중을 순식간에 몽환적인 우주로 인도한다. 유포니움과 트롬본 연주자였던 작곡가의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악기의 테크닉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금관악기의 첼로’라 불리는 유포니움의 포근한 음색이 오케스트라와 대등하게 맞서며, 5개의 전 악장이 휴식 없이 아타카(attacca)로 이어진다. 이번 무대는 관악 편성의 원곡에 현악기의 세밀한 음향을 더한 정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더욱 입체적인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세계가 인정한 유포니움 비르투오소’ 마우루 마르팅스
협연자로는 포르투갈 출신의 유포니움 연주자 마우루 마르팅스가 나선다. 악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절정의 기교를 지녔다고 평가받은 마르팅스는 2019년 프랑스 국제 색스혼·유포니움·튜바 콩쿠르 1위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대회를 석권했으며, 2024년에는 저음 금관악기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ITEA 로저 보보 레코딩 우수상’을 수상하며 동세대 최고의 연주자로 꼽힌다. 현재 노르웨이 북극대학교(UiT)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관악기 브랜드 아담스 브라스의 대표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시향 '제529회 정기연주회'는 R석 30,000원, S석 16,000원, H석 10,000원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 누리집과 놀(NOL) 티켓(1661-2431)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예매 취소 및 변경이 가능하다. 공연 당일 할인 적용 티켓 수령 시에는 증빙자료를 지참해야 하며, 모든 할인은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안상돈 기자